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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감정2

비움의 건축 – 공간을 설계하지 않고 남기는 철학 동양과 서양이 비움을 대하는 서로 다른 방식에 대하여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 ‘남기는’ 방식건축은 공간을 채우는 예술일까요, 아니면 비우는 기술일까요?우리는 흔히 건축을 ‘무언가를 세우고, 채우는 일’로 생각합니다. 이는 서양의 건축 전통에서 유래한 시각으로, 질서와 기능, 장식과 구조를 통해 공간을 완성하려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동양의 전통 건축에서는 ‘비움’이라는 개념이 오히려 중심이 됩니다. 비운다는 것은 단순히 공간을 덜 설계하거나 미완성으로 남긴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용자와 자연, 감정과 해석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철학적 태도입니다. 동양의 건축은 공간 그 자체보다, 공간 사이의 관계와 흐름, 여백이 주는 감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 글에서는 ‘비움’이라는.. 2025. 4. 9.
공공 공간의 심리학 – 건축이 만드는 마음의 거리 도시 속 마음의 구조물, 공공 공간도시는 콘크리트와 철근, 도로와 차량으로만 채워져 있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사람의 움직임과 시선, 감정과 관계가 흘러갑니다. 그리고 이 감정과 관계를 설계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가 바로 공공 공간입니다. 공공 공간(Public Space)은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광장, 공원, 도서관, 거리, 커뮤니티 센터, 그리고 건축물의 로비나 복도까지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이 공간들이 단지 ‘열려 있음’만으로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 공간들은 도시를 단절이 아닌 연결로 엮는 실마리이며, 물리적 구조 너머로 사회적 상호작용과 감정적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건축적 장치입니다. 이 글에서는 공공 공간이 인간의 심리와 사회적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2025.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