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 철학1 비움의 건축 – 공간을 설계하지 않고 남기는 철학 동양과 서양이 비움을 대하는 서로 다른 방식에 대하여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 ‘남기는’ 방식건축은 공간을 채우는 예술일까요, 아니면 비우는 기술일까요?우리는 흔히 건축을 ‘무언가를 세우고, 채우는 일’로 생각합니다. 이는 서양의 건축 전통에서 유래한 시각으로, 질서와 기능, 장식과 구조를 통해 공간을 완성하려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동양의 전통 건축에서는 ‘비움’이라는 개념이 오히려 중심이 됩니다. 비운다는 것은 단순히 공간을 덜 설계하거나 미완성으로 남긴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용자와 자연, 감정과 해석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철학적 태도입니다. 동양의 건축은 공간 그 자체보다, 공간 사이의 관계와 흐름, 여백이 주는 감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 글에서는 ‘비움’이라는.. 2025. 4. 9. 이전 1 다음